참 예쁜 할머니...
명절이 오면 기쁘고도 안타까운 할머니십니다.
울 시어머니의 친정어머님이십니다.
여든 칠곱이신 노모 이십니다.
뇌졸중으로 혈관이 터지고 수술 후 정신이 흐려지셨는데
차츰 더 정신이 맑아지십니다.
젊은 시절 6남매를 길러 내신 우리의 힘든 할머니이십니다.
울신랑도 할머님이 키워주셨다 하였습니다.
정신 맑으실때 들려주셨던 신랑의 어린시절은 참 재미있습니다.
할머니만 알고 계시는 옛날옛적 이야기지요.
시어머님과 할머니세요.
예쁘게 입으시고 한장 남겼습니다.
핸펀 사진인데 어둡게 나왔네요.
밝았으면 더 예쁘게 나왔을텐데...
6남매들 맘은 다 모시고 싶은데 삶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으니
제가 사는 지역 병원에 계십니다.
다들 맘에 죄스러움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자식의 죄스러움,,,
할머니는 어린 아이 같습니다.
탕국에 말아 밥을 드렸습니다.
혼자 못 드시니 제가 떠 먹여 드렸습니다.
울 세 녀석들 처음 이유식 할때 처럼 한 숟갈 조금씩 천천히 호호 식혀서 드렸습니다.
이가 없으시니 씹으시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것을 보고 딸래미가
이상한지 귀속말로 물어 봅니다.
"어마. 할머니 이가 이상해.. 이렇게 씹어" 하면서 우물 우룸 흉내를 냅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이 보살펴주듯이 연세 많은 어른들은
엄마처럼 젊은 사람이 돌보아드려야 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층층히 놓인 늙은 호박입니다.
골이 깊이 패인 것이 참 예쁘죠.
호박죽도 생각나고, 호박범벅도 생각납니다.
주먹만하게 자랐을때는 된장찌게 넣어 먹고
이렇게 노랗게 잘 익으면 저장해 두었다 추운 겨울밤 맛난 간식 거리가 됩니다.
저 노랗게 잘 익은 호박은 할머니 같습니다.
젊어서도 늙어서도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이니낀요.
'빨리 가야 잊어버리는데...." 하시면서 자신이 빨리 돌아가셔야 한다며 자식들에게 미안함을 말씀하십니다.
행복하고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시길 바래봅니다.
울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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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List
할머니는 노랗게 잘 익은 호박이다 ~~
기가 막힌 비유네요.
늙은 호박은 정말 쓸모가 많아요.
갑자기 호박고지 넣은 찰떡이 먹고 싶네요. ^^
미탄님^^
우리모두 어딘가 쓸모있는 존재이라는데
제대로 잘 쓰여야 할텐데 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우리 할머니 참 예쁘시죠?.ㅎㅎ
오늘도 행복하세요
얼마전 미페이님의 블로그에서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었는데, 오늘 다시한번 할머니 생각에 살짝, 마음이 아픕니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계시다가.. 아프지 않고 편히 쉬시는게 가장 좋은거 같습니다.
저희 할머니 좀 아프셨었거든요..ㅠ_ㅠ
호박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요즘은 단호박을 하루에 반개씩 먹어치우능..-0-)
명이님..
네 그랫쬬.
저도 그랬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명절에 오신 할머니가 더 애틋하네요.
좋은 아침 맞고 계시죠?.^^
어렸을때 증조할머니와 같은 방을 썼어요. 귀가 잘 안들리시는 할머니의 통역관 노릇도 하구요.
할머니는 당시로서는 고급과자던 '샤보레'같은 것이 생기면 꼭꼭 잘 넣어두셨다가 제 앉은뱅이책상위에 2~3개씩 올려놓으시곤 하셨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과자부터 맛있게 먹던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는 제가 중학생일때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전 아프실때 쌍화탕 한병을 데워다 드리면 아이처럼 호호불며 몇번에 걸쳐서야 겨우 다 넘기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문득 흰머리 곱게 빗어 쪽지시고 하얀 치마저고리입고 걸어오시던 증조할머니가 몹시 보고싶어지네요...
어느새 제가 아이엄마가 됐는데도 할머니 생각하니 다시 응석쟁이 꼬마소녀로 돌아가는 것같습니다. 다시 그 샤보레도 먹고싶구요-.^^
새댁님.^^
오늘 보냈어요.
별 것 아닌데 보내는 것 같기도 하공..^^;;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할머니 예쁘다~~
나 여그 어디게?
난 알아요!!
내 옆이지...ㅋㅋ
할머니께서 젊으셨을때 한 미모 하셨을거 같은걸요~~
다 보여요~ 멋쟁이셨을거 같네요^^
감히 곱다~~는 표현을 써도 될른지요!!
더오픈님.^^
네 그래요.
일하실때 그리 거친 손이 지금은 어찌나 보들보들 예쁜지...
참 예쁘시죠.!
근데 얼마전 디카 사러 갔는데 앗..없어졌어요.
어디로 가야하나요?^^;;;
비밀댓글입니다
얕보다 큰일날듯.. 일진이었다는데..